예전에는 관심 종목 하나 분석하려면 네이버 증권과 DART를 오가며 탭을 10개 넘게 열어 놓고, 사업보고서 PDF를 직접 읽으며 핵심 문장을 복사해 워드에 붙여 넣는 데만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제미나이에 보고서 파일을 던지고 "이 기업의 핵심 기술과 주요 고객사를 정리해 줘"라고 물어본 뒤, AI가 정리한 초안을 가지고 팩트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리서치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그만큼 더 많은 종목을 검토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AI에게 질문하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제미나이를 처음 써보는 분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요즘 투자할 만한 기업 뭐 있어?"처럼 막연하게 묻는 겁니다. 이렇게 질문하면 AI도 뻔한 대답밖에 못 합니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물어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신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협력사가 있을까? 그중에 수혜를 크게 받는 기업들을 세 개 정도 추려서 알려줘." 이런 식으로 물으면 제미나이는 관련 뉴스와 공시 자료를 뒤져서 MC넥스, 두산테스나, 코리아써키트 같은 구체적인 종목을 제시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합니다. AI가 제시한 기업 중에 비상장사가 섞여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바로 재질문합니다. "위 세 개 중에 상장이 된 기업들만 알려주고, 상장이 안 된 기업이 있으면 제외시키고 다시 세 개 기업으로 추출해 줘." 이렇게 꼬리를 무는 질문(Follow-up Question)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게 핵심입니다. 여기서 Follow-up Question이란 이전 대화 맥락을 이어받아 추가로 묻는 질문을 의미합니다.
사업보고서를 직접 읽지 말고 AI에게 맡기세요
제가 가장 자주 쓰는 방법은 DART(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기업의 사업보고서나 분기보고서를 PDF로 다운받아 제미나이에 업로드하는 겁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보고서 하나가 보통 수백 페이지인데, 이걸 사람이 일일이 읽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파일을 업로드한 뒤 이렇게 질문합니다. "이건 MC넥스라고 하는 기업의 사업보고서야. 이 기업의 핵심 기술은 뭔지, 그리고 삼성전자 신제품 출시에서 어떤 수혜를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기업의 주 사업 영역은 뭔지 요약해 줘." 그러면 제미나이가 보고서 전체를 스캔해서 핵심만 뽑아 정리해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가 준 정보를 100% 믿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저는 AI가 정리한 내용을 보고 나서 반드시 네이버 증권이나 기업 홈페이지, 뉴스 기사를 통해 팩트를 재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협력사"라는 정보가 나왔다면, 실제로 공시에서 삼성전자가 고객사로 명시되어 있는지, IR 자료에서 언급되는지 직접 체크합니다. AI는 탐색과 초안 작성에서 시간을 줄여 주지만, 최종 검증은 사람의 몫입니다.
과거 강의 자료와 투자 원칙을 학습시키는 방법
이 방법은 제가 실제로 써보고 가장 만족스러웠던 활용법입니다. 예전에 들었던 투자 강의 요약본이나, 제가 직접 정리한 투자 원칙 문서를 제미나이에 업로드하는 겁니다. 저는 워런 버핏이나 김종봉 같은 투자 전문가의 강의 PDF를 여러 개 모아 놓고, 그걸 AI에게 학습시킵니다.
파일을 올린 뒤 이렇게 질문합니다. "이건 내가 최근에 들었던 재테크 강의 요약본들이야. 이 내용들을 참고해서 최근 기준으로 투자해 볼 만한 기업들을 세 개에서 다섯 개 정도 추출해 주고, 그 이유에 대한 부분들도 알려줘." 그러면 제미나이는 강의 자료에 나온 투자 원칙(예: PER, PBR, EV/EBITDA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을 기준으로 현재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을 추려 줍니다. 여기서 PER(주가수익비율)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 판단하는 지표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AI가 추천한 종목이 실제로 상장되어 있는지, 거래량이 충분한지, 최근 공시에서 리스크 요인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AI가 제시한 종목 리스트를 받으면, 각 종목의 네이버 증권 페이지와 DART 공시를 직접 열어 보고, 지분 구조(최대주주 지분율 10% 이상 여부)와 재무제표(매출·영업이익 추이, 부채비율)를 체크합니다.
한 가지 더, 제미나이에서 "사고 모드"와 "빠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보통 빠른 모드를 씁니다. 사고 모드는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해주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빠른 모드는 몇 초 안에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여러 번 질문하며 정보를 다듬기에 유리합니다.
제미나이를 활용하면 리서치 시간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하지만 AI가 추천한 종목에 바로 투자하는 건 위험합니다. 저는 AI를 "아이디어를 빠르게 얻는 도구"로 쓰고, 최종 판단은 제가 직접 공시와 뉴스, 재무제표를 확인한 뒤 내립니다. 특히 협력사나 수혜주 같은 테마주는 AI가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상관관계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고 교차검증해야 합니다. AI는 시간을 아껴 주는 조수일 뿐, 투자 판단을 대신해 주는 기계는 아닙니다.